
대표적인 것이 자민당 파벌 비자금 사건이다. 옛 아베파 소속인 그는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 중 한 명이다. 2018년부터 5년간 정치자금 1746만 엔(약 1억 4700만 원)을 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2024년 당직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21년에는 성소수자를 두고 “생물학적으로 종의 보존에 거스른다”는 취지로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카이치 총리의 신임은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야나 의원의 지원 유세에 나선 다카이치 총리는 그를 “소중한 야나짱, 나의 지혜주머니 같은 야나짱”이라 부르며 “그가 없으면 정말 큰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주간문춘’이 당시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하자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야나 의원이 콕 집어 언급한 지역이다. 올해 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야나 의원은 무소속 와타나베 신타로 후보에게 지역구에서 패했지만, 비례대표로 부활 당선돼 의원직을 유지했다. 그런데 그가 예산을 깎았다고 주장한 나스카라스야마시와 나카가와마치는 바로 경쟁 후보를 지원했던 지역이었다.
실제로 두 지자체의 도로 관련 국비 교부금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26년도 지자체 직접 시행 사업에 배정된 국비는 전년보다 나스카라스야마시가 26.2%, 나카가와마치가 54.1% 감소했다. 다만 국토교통성은 “야나 의원의 압력이나 예산 배분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카이치 총리도 그를 감쌌다. 10월 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야당이 임명 책임을 추궁하자,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어쨌든 열심히 일해서 성과로 보답하라고 말했다”며 유임 방침을 고수했다.
두 사람의 입장과 달리 여론은 싸늘했다. NHK가 10월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51%로 전월보다 2%포인트(p) 떨어졌다. 야나 농림상의 예산 삭감 발언에 대한 해명을 두고도 응답자의 78%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도 물러섰다. “위법성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겠다”며 태도를 바꾼 그는 10월 14일 야나 농림상의 사표를 수리했다. 일본 언론은 잇따른 의혹과 야당의 문책 움직임을 고려한 ‘사실상의 경질’로 해석했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비위 문제로 각료가 물러난 첫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권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야나 농림상의 경질을 총리의 독선적인 인사와 소통 부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꼽았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여당 내부에서도 사임론이 나왔지만, 총리가 그를 감싸려다 오히려 상처를 키웠다는 것이다.
비판이 잇따른 가운데, 다카이치 정권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엇갈렸다. 후지뉴스 계열 FNN이 10월 17~18일 실시한 조사에서 야나 전 농림상의 사임이 ‘타당하다’는 응답은 85%에 달했다. 그런데 내각 지지율은 전월보다 1%p 오른 62.6%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히라이 후미오 후지TV 객원 해설위원은 “야나 전 농림상의 경질이 정권에 미친 타격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자민당 지지층이 견고한 데다 야당이 뚜렷한 대안 세력으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라는 진단이다.

다카이치 정권은 10월 21일로 출범 1년을 맞았다. TV아사히는 이를 계기로 총리의 소통과 협력 방식에 대한 우려를 짚었다. 야나 농림상의 경질 과정에서도 자민당 내부에서는 “아무도 총리에게 교체를 주장할 수 없는 분위기다” “총리는 말을 잘 듣는 사람만 주변에 둔다”는 불만이 나왔다는 것. TV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가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보다 관저에서 문서와 자료를 검토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전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만큼 지지율에 의존하는 정권 운영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야나 전 농림상의 재임 기간은 불과 27일이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논란은 다카이치 정권의 인사 판단과 국정 운영 방식에 적지 않은 의문을 남겼다. 출범 1년을 맞은 다카이치 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